[비즈인천] 인천 동구의 한 골목. 한때 방치됐던 공폐가에서 물고기가 헤엄치고, 그 위로 신선한 채소가 자란다. 사회적 기업 ‘마음길’이 개발한 아쿠아포닉스(Aquaponics) 제품을 설치한 결과다.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 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s)를 결합한 친환경 농법이다. 아쿠아포닉스 제품을 설치하면, 물고기 배설물을 식물의 영양분으로 활용해 식물 재배가 가능하며, 식물이 정화한 물은 다시 물고기에게 돌아가는 순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환경 오염 없이 좁은 공간에서도 작물을 생산할 수 있어 도심 유휴공간 활용 모델로 주목받는다. 마음길은 사물인터넷 기반 수직형 아쿠아포닉스 제품으로 지역이 당면한 문제 해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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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가형 마음길 대표. 출처=비즈인천 |
공폐가·고령화·일자리 지역 문제 ‘아쿠아포닉스’로 푼다
인천 동구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공폐가가 급증한 지역이다. 마음길은 이 공폐가를 철거 대상이 아닌 ‘생산 공간’으로 전환하고, 지역 고령자를 ‘운영 주체’로 만드는 구조를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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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길이 개발한 아쿠아포닉스 제품. 출처=비즈인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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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길이 개발한 아쿠아포닉스 제품. 출처=마음길 |
윤가형 대표는 “아쿠아포닉스로 키운 채소로 샐러드를 만들어 지역 기업과 학교에 공급하고자 한다. 샐러드 배달을 지역 고령자에 맡겨 일자리 창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지역에 죽은 공간인 공폐가를 아쿠아포닉스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도시 재생뿐만 아니라 노인 일자리 창출 및 친환경 먹거리 확보라는 세 가지 과제를 하나의 사업 모델로 묶어낼 수 있다”며 “물고기 양식과 수경재배를 결합한 아쿠아포닉스는 물 사용량이 적고, 좁은 공간에서도 안정적인 재배가 가능하다는 특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고령자도 충분히 관리 가능한 작업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노동 인구 고령화라는 과제를 안은 인천과 동구에 해법을 제시할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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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쿠아포닉스 원리를 설명하는 윤가형 마음길 대표. 출처=비즈인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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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쿠아포닉스 원리를 설명하는 윤가형 마음길 대표. 출처=비즈인천 |
마음길은 아쿠아포닉스로 재배한 채소를 배달할 지역 고령자를 단순 보조 인력이 아닌 ‘스마트팜 매니저’로 정의한다.
윤가형 대표는 “지역 고령자에게 아쿠아포닉스 재배 원리를 교육하고 작물 생육 관리를 맡길 것이다. 어항을 관리하고 다 자란 채소를 뽑는 게 대부분이므로 업무 난이도가 높지 않다. 물론 생명을 다루는 일인 만큼 시행착오가 따를 수밖에 없고,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기본적인 재배 지식이 필요하다. 여기에 온도 관리 등 간단한 사물인터넷 기반 환경 조절과 포장, 납품 관리 등이 주 업무”라며 “공폐가는 관리가 안 되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지만, 사람이 드나드는 생산 공간으로 탈바꿈하면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현재 사물인터넷 기반 수직형 아쿠아포닉스 시제품 2대로 바타비아, 로메인 등 상추류 재배 데이터를 축적하며 도심 주거 공간에서도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특히 고령자도 관리 가능한 작업 동선과 난이도로 제품을 설계해 기존 단순·단기 중심의 노인 일자리와는 다른 안정적인 형태의 일자리로 지역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길은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고령자의 정서적 안정에도 주목한다. 일례로 고령자 힐링용 키트를 개발해 지역 내 경로당 등에 기증하고 있다. 생명을 돌보는 과정 자체가 고령자에게 정서적 치유 효과를 준다는 점도 함께 실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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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쿠아포닉스 제품을 관리하는 스마트팜 매니저의 모습. 출처=마음길 |
인천시 사회적경제 지역클러스터 사업 선정…공공성 인정
마음길이 아쿠아포닉스로 지역 사회에 공헌하려는 계획을 세우자 지자체가 반응했다. 마음길의 아쿠아포닉스 실증 사업은 지난해 ‘인천시 사회적경제 지역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선정되며 공식적으로 공공성을 인정받았다. 해당 사업은 군·구 단위 지역 특성에 맞춰 사회적경제기업 간 협업을 통해 지역 문제 해결과 사회적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 인천시 정책 사업이다. 마음길을 비롯해 ㈜솔숲, 화수정원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등 세 곳의 조직이 실증 사업에 참여해 동구 공폐가 활용 모델을 함께 추진했다.
윤가형 대표는 “마음길은 사회적경제 지역클러스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실증 사업을 수행했다. 인천 동구 지역에 방치된 공폐가를 활용해 고령자 맞춤형 친환경 스마트팜을 조성했다. 구체적으로 인천 동구의 공폐가 1채를 선정해 정비하고, 그곳에 물고기와 식물이 공생하는 '수직형 아쿠아포닉스 시스템’ 2대를 설치해 생산적인 도시농업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며 “어르신들이 직접 키운 채소가 지역 기업과 기관에 공급되면서 정서적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다만 현재 규모로는 수익성이 제한적인 만큼, 공공 지원과 연계한 단계적 확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음길의 사회적경제 지역클러스터 구축 사업 선정은 단일 기업 차원을 넘어 ▲도시재생 ▲고령자 일자리 ▲친환경 먹거리 ▲사회적경제 협업이라는 정책 키워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특히 공폐가 활용, 고령자 맞춤형 일자리 설계, 환경 부담을 줄인 생산 구조는 인천시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지역 기반 사회적경제 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강조했다.
마음길 “확장 속도보다 중요한 건 지속 가능성…고령 노동자에게 자부심 부여할 것”
윤가형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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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가형 마음길 대표. 출처=비즈인천 |
그는 “올해 아쿠아포닉스 사업 모델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무리한 확장보다는 운영 데이터 축적과 행정·공공 연계 구조를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아쿠아포닉스를 활용한 체험·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라며 “단기 성과보다는 아쿠아포닉스 기반의 ‘도시형 사회적경제 실증 모델’로서의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공 지원을 통해 검증된 모델을 축적하고, 이를 지역 단위로 확산할 수 있다면, 인천시 입장에서도 정책 실험의 비용 대비 효과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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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쿠아포닉스 제품을 교육에 활용하는 모습. 출처=마음길 |
윤가형 대표는 이어 “단기적으로 동구청이나 기관의 매칭 사업과 연계해 아쿠아포닉스 사업 모델을 3개소로 확장하고, 태양광 및 빗물 재활용 시설을 도입해 전기가 없는 공폐가에서도 제품이 작동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민간 투자를 유치해 10개소 이상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단순 생산을 넘어 가족 농업 체험이나 교육 관광 등 체험 프로그램의 비중을 40%까지 늘려 완전한 자립형 모델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 과정에서 스마트팜 매니저인 고령 노동자가 ‘내가 키운 채소가 지역 회사와 학교 식탁에 오른다’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돕겠다. 공폐가 문제와 고령화, 일자리라는 복합 과제를 하나의 구조로 묶어낸 마음길의 실험이 향후 인천 사회적경제 정책의 참고 사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